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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과명언

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그랬다, 삶이라는 건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그랬다, 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창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나는 까닭 없이 한숨을 쉬었다.종착역 낯선 객지의 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 구석에서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 - 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더보기
안도현 만두집 세상 가득 은행잎이 흐득흐득 지고 있었다고등학교 시절 늦가을이었다교복을 만두속같이 가방에 쑤셔넣고까까머리 나는 너를 보고 싶었다하얀 김이 왈칵 안경을 감싸는 만두집에그날도 너는 앉아 있었다 통만두가 나올 때까지 주머니 속 가랑잎 같은 동전을 만지작거리며나는 무슨 대륙 냄새가 나는차를 몇 잔이고 마셨다가슴을 적시는 뜨거운 그 무엇이나를 지나가고 잔을 비울 때마다배꼽 큰 주전자를 힘겹게 들고 오던수학 시간에 공책에 수없이 그린너의 얼굴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귀 밑에 밤알만한 검은 점이 있는만두집 아저씨 중국 사람과웃으면 덧니가 처녀 같은만두집 아줌마 조선 사람사이에태어난 화교학교에 다닌다는 그 딸너는 계산대 앞에 여우같이 앉아 있었다한 번도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지 않고미운 단발머리 너는창밖 은행잎 지는 것.. 더보기
국청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그때는 아파서 죽는 줄 알았지요.이제는 정말 끝난 줄 알았는데그리움의 시간의 조각들이혼자 남은 지금을 보았기에 기다림을 사랑할 수가 없으며.아무것도 아닌 것에사람들의 시선에 머무는 것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낮설은 그리움도잊고 잊히고 산다는데어쩌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많이 그리워하고 많이 고독해 집니다. 그리워하는 것도잊는다는 것이 이리도 슬픔인지요.아직도 잊을 그리움이왜 이리도 남아 있는 것인지. 언제나 찾아오는 오늘보다도 미래를 그리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왜 이다지도 아픈 삶으로 찾아오는지금을 맞아야 하는지요. - 국청 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더보기
가을이라 외롭다. 가을 바람소리에어느덧 또 다른 그리움만이시간 앞에 이별을 맞이하고기다림에 지쳐 울어대는슬픈 매미소리가저 멀리 멀어져 갈 때면마음속에는 가을여행 준비하지만 열매도 사랑도 익어가기 전에뜨거운 기운을 이기지 못해떨어지는 모습이 애처롭고벌써 차가워질 순간을 떠올리며이제 또 다른 이름으로 쓸쓸한 계절이 찾아오면마음도 가을 따라 흔들린다. 바람에 떨어지는 이파리는남긴 사랑이 애처로워말 못한 사연 가슴에 묻어두고작은 기억들 추억들 생각하니소슬 바람소리에도가을이라 외롭다. - 국청 단비, '가을이라 외롭다' 더보기
너를 부르마. 너를 부르마불러서 그리우면 사랑이라 하마아무 데도 보이지 않아도내 가장 가까운 곳나와 함께 숨 쉬는공기(空氣)여시궁창에도 버림받은 하늘에도쓰러진 너를 일으켜서나는 숨을 쉬고 싶다.내 여기 살아야 하므로이 땅이 나를 버려도공기여, 새삼스레 나는 네 이름을 부른다.내가 그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그 이름을 잘못 불러도 변함없는 너를자유여. - 정희성, '너를 부르마'ㅡ 더보기
사랑했던 날보다. 사랑했던 날보다 그대는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 이정하, '사랑했던 날보다. 더보기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사람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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