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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안도현 만두집 세상 가득 은행잎이 흐득흐득 지고 있었다고등학교 시절 늦가을이었다교복을 만두속같이 가방에 쑤셔넣고까까머리 나는 너를 보고 싶었다하얀 김이 왈칵 안경을 감싸는 만두집에그날도 너는 앉아 있었다 통만두가 나올 때까지 주머니 속 가랑잎 같은 동전을 만지작거리며나는 무슨 대륙 냄새가 나는차를 몇 잔이고 마셨다가슴을 적시는 뜨거운 그 무엇이나를 지나가고 잔을 비울 때마다배꼽 큰 주전자를 힘겹게 들고 오던수학 시간에 공책에 수없이 그린너의 얼굴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귀 밑에 밤알만한 검은 점이 있는만두집 아저씨 중국 사람과웃으면 덧니가 처녀 같은만두집 아줌마 조선 사람사이에태어난 화교학교에 다닌다는 그 딸너는 계산대 앞에 여우같이 앉아 있었다한 번도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지 않고미운 단발머리 너는창밖 은행잎 지는 것.. 더보기
국청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그때는 아파서 죽는 줄 알았지요.이제는 정말 끝난 줄 알았는데그리움의 시간의 조각들이혼자 남은 지금을 보았기에 기다림을 사랑할 수가 없으며.아무것도 아닌 것에사람들의 시선에 머무는 것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낮설은 그리움도잊고 잊히고 산다는데어쩌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많이 그리워하고 많이 고독해 집니다. 그리워하는 것도잊는다는 것이 이리도 슬픔인지요.아직도 잊을 그리움이왜 이리도 남아 있는 것인지. 언제나 찾아오는 오늘보다도 미래를 그리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왜 이다지도 아픈 삶으로 찾아오는지금을 맞아야 하는지요. - 국청 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더보기
사랑했던 날보다. 사랑했던 날보다 그대는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 이정하, '사랑했던 날보다. 더보기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사람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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