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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 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
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
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
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
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하나,
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안 할 겁니다.
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아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온 몸이 폭삭 젖은 걸로 보아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 이정하,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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