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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귀

안도현 뜨거운밤 아,고 잡거들이 말이여,불도 한점 없는 거 뭣이냐 깜깜한 뮛동가에서 둘이서불이 붙어가지고는 누가 왔는지 ,누가 지나가는지 , 누가 처다보는지 모르고말이여, 여치는 싸랑싸랑 울어댓쌓은디 내가 어떻게나 놀라부럿는가 첨에 는참말로 귀신들이 아닌가 싶어 대가리 털이 바짝 서두만 가만히 본께 두 년놈들이 깨를 홀라당벗고는 메뚜기같이착싹 붙어가지고는 일을 벌이는디,하이고매 숨이 그만 탁 막혀 나는 말도 못하고 소리도 못지르겠고 그런다좋은 구경 놔두고 꽁무니 빼기도 그렇고 마른침을 꼴딱 삼켜가면서눈알이 빠져라 쳐다보는디 글쎄, 풀들이 난데없이 야밤에 짓뭉개져가지고는 푸르딩딩 멍든자죽처럼 짓뭉개져가지고는 아한 냄새를 피워올리는 바로 고것들이 무슨 죄일까 싶어나 참별 생각도 다해봤는디 말이여,그때 말이여 반딧불하나가 눈.. 더보기
-이청하- 밤새 밤새 소리가 납니다. 내 혼곤한 잠 속으로 밀려와 자꾸만 울어 예입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그대와 만나고 온 날이면 내 꿈 속에는 꼭 밤새가 나릅니다. 이상할 것도 없지요. 떠나야 하나 떠날 곳 없는 밤새. 저 무성한 어둠을 뚫고 오늘은 또 어디서 네 피곤한 날개짓을 쉬게 할 것인지. 가세요, 슬픈 그대. 내가 당신에게 짐이 되었다면 훌훌 떨쳐 버리고 멀리 날아가세요. 사랑이 없는 곳, 아픔이 없는 곳으로. - 이정하-밤새 더보기
- 이정하,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 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 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 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 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 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하나, 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안 할 겁니다. 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아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온 몸이 폭삭.. 더보기
안도현 꽃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겠느냐 묻는다면나는 선뜻 봉숭아꽃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겠지꽃봉오리가 맺힐때까지처음에는 이파리부터 하나씩하나씩 세상 속으로 내밀어 보는 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고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그 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아야 해사랑은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내가 나에게 자꿈 할해주는 거야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아,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의 이름을내 몸뚱어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 안도현, '꽃' 더보기
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그랬다, 삶이라는 건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그랬다, 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창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나는 까닭 없이 한숨을 쉬었다.종착역 낯선 객지의 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 구석에서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 - 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더보기
국청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그때는 아파서 죽는 줄 알았지요.이제는 정말 끝난 줄 알았는데그리움의 시간의 조각들이혼자 남은 지금을 보았기에 기다림을 사랑할 수가 없으며.아무것도 아닌 것에사람들의 시선에 머무는 것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낮설은 그리움도잊고 잊히고 산다는데어쩌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많이 그리워하고 많이 고독해 집니다. 그리워하는 것도잊는다는 것이 이리도 슬픔인지요.아직도 잊을 그리움이왜 이리도 남아 있는 것인지. 언제나 찾아오는 오늘보다도 미래를 그리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왜 이다지도 아픈 삶으로 찾아오는지금을 맞아야 하는지요. - 국청 단비, '잊어 버린 다는 것은' 더보기
가을이라 외롭다. 가을 바람소리에어느덧 또 다른 그리움만이시간 앞에 이별을 맞이하고기다림에 지쳐 울어대는슬픈 매미소리가저 멀리 멀어져 갈 때면마음속에는 가을여행 준비하지만 열매도 사랑도 익어가기 전에뜨거운 기운을 이기지 못해떨어지는 모습이 애처롭고벌써 차가워질 순간을 떠올리며이제 또 다른 이름으로 쓸쓸한 계절이 찾아오면마음도 가을 따라 흔들린다. 바람에 떨어지는 이파리는남긴 사랑이 애처로워말 못한 사연 가슴에 묻어두고작은 기억들 추억들 생각하니소슬 바람소리에도가을이라 외롭다. - 국청 단비, '가을이라 외롭다' 더보기
너를 부르마. 너를 부르마불러서 그리우면 사랑이라 하마아무 데도 보이지 않아도내 가장 가까운 곳나와 함께 숨 쉬는공기(空氣)여시궁창에도 버림받은 하늘에도쓰러진 너를 일으켜서나는 숨을 쉬고 싶다.내 여기 살아야 하므로이 땅이 나를 버려도공기여, 새삼스레 나는 네 이름을 부른다.내가 그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그 이름을 잘못 불러도 변함없는 너를자유여. - 정희성, '너를 부르마'ㅡ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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